코오롱, 화학 신소재 아토메탈, 골프공에 적용…세계 최장 비거리 공인 '아토맥스' 탄생

입력 2022-07-18 15:17   수정 2022-07-18 15:21


코오롱그룹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부유와 명성(Rich&Famous) 2022’라는 경영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어 신사업 부문 연구개발(R&D)과 투자를 확대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코오롱그룹의 화학·소재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그룹 내 수소와 신소재 사업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서울 마곡동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골프공 아토맥스 세계 최장 비거리 공식기록 인증식’을 열었다.

고탄성 신소재 아토메탈을 골프공에 적용해 세계에서 가장 멀리 나가는 골프공을 개발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토맥스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18년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신소재 계열사 아토메탈테크코리아와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고탄성·고반발의 특성을 지닌 아토메탈을 분말 형태로 만들어 골프공 중심부인 맨틀층에 넣었다.

아토메탈을 골프공에 적용해보자는 사업 아이디어는 이 회장이 직접 냈다. 연구진이 탄성이 높은 아토메탈로 무엇을 개발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골프 애호가인 이 회장이 “멀리 날아가는 골프공을 개발해보자”고 제안했다. 이날 인증식에 등장한 거대 아토맥스 골프공에 제일 먼저 서명한 사람도 이 회장이었다. 그는 “우리 기록을 우리가 계속 깨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길 바란다”며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아토메탈로 만든 아토맥스 골프공은 오는 하반기에 출시된다. 코오롱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 골프공 대비 같은 조건에서 아토맥스는 15~20야드 이상 더 날아갈 수 있다”며 “글로벌 인증기관으로부터 최장 비거리 인증을 받은 사례는 아토맥스가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아토메탈은 금속의 원자구조를 불규칙하게 만들어 탄성, 경도, 내마모성 등을 개선한 비정질 합금이다. 철, 크롬 등 다양한 금속을 섞은 뒤 초급속으로 냉각해 결정 간 경계를 깨뜨리는 방법으로 제조한다. 아토메탈테크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아토메탈 양산 체제를 갖추고 아라미드 생산라인 등에 적용 중이다. 슈퍼섬유라 불리는 아라미드는 5세대(5G) 이동통신용 광케이블과 전기자동차용 타이어 소재 등에 쓰인다.

코오롱그룹은 아토메탈의 내마모·내부식성을 공장 설비 코팅 등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신소재를 2차전지용 동박이나 음극재 등 얇은 소재를 뽑아낼 때 쓰이는 노즐과 롤에 적용해 설비 수명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폴 코오롱미래기술원 무기소재 연구소장은 “고부가가치 제품일수록 정교한 코팅이 필요하다”며 “기존 코팅용으로 활용하던 텅스텐 소재 대신 아토메탈을 씌우면 부품 수명이 최대 두 배 길어진다”고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수소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 상품인 수분 제어장치는 수소연료전지 내부에서 전기가 잘 발생하도록 습도를 조절하는 부품이다. 2013년 국내 최초 양산 체제를 갖췄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내년 현대자동차·기아가 출시하는 차세대 수소전기차에도 수분 제어장치를 공급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고분자 전해질막(PEM)도 지난해 국내 최초로 양산설비를 갖췄다. PEM과 전극을 결합한 부품인 막전극접합체(MEA)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전기 발생장치)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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